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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조각과 유리회화 그리고 도상학”
고충환_Kho Chung Hwan
Art critic
도상학. 작가의 다른 작업들도 그렇지만, 작가는 특히 근작에서 일종의 기하학적 형태며 패턴을 적극적인 조형요소로서 도입한다. 이를테면 스트라이프 줄무늬 패턴도 그렇지만, 원형과 사각형을 하나의 화면 속에 대비시키는 식의 작업들이 그렇다. 특히 근작에선 정사각형 형태의 기본형을 견지하면서, 그 가운데 화면에다가 정형의 원형을 포치하는 식이다. 전형적인 중앙집중식 구도랄 수 있겠고, 정면성의 법칙이 강조되는 구도랄 수 있겠다. 중세 기독교 아이콘과 같은 종교적 도상학에서 하나의 전형으로 굳어진 구도랄 수 있겠고, 작가는 이 구도를 추상화의 문법으로 전유한 경우로 볼 수가 있겠다. 그리고 여기에 기하학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며 원형적 도형이랄 수 있는 사각형과 원형을 대비시킨 것이 이런 사실이며 독해를 뒷받침해준다. 이건 무슨 의미인가. 혹 작가는 이 일련의 작업에서 일종의 내면적인 질서를 구축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말하자면 근작으로 하여금 정신적 질서의식의 메타포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때론 이렇게 각각 제작한 작업들을 하나로 배치해 일종의 짝을 이루게 했는데, 그 작업이 도상학적으로 해와 달을 떠올리게 한다. 이로써 작가는 기하학적 도형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를 모티브로 하여 내면적인 질서의식을 구축하고 싶었고, 나아가 마치 우주를 도해한 그림인 만다라와도 같은 우주생성원리를 하나로 함축하고 있는 도상을 그리고 싶었고, 최소한 그 도상으로 표상되는 존재의 원리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만약 해와 달을 그린 것(표상한 것)이 맞다면, 이는 전통적인 일월도의 도상을 변주한 것일 수 있다.
무슨 말이냐면 작가는 전통적인 도상을 조형요소 내지는 내러티브를 위한 구실로서 차용하고 있는데, 여러 형태로 부적을 차용한 경우와 특히 색동 띠 패턴을 부적과 대비시킨 경우가 그렇다(물론 대개의 작업에서 색상 띠 스트라이프 자체는 청색과 적색과 황색을 중심으로 한 삼원색의 색채감각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온 것이지만. 여하튼). 이처럼 부적을 차용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조형적인 요소를 위한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부적 고유의 주술적 의미며 기능을 의식한 것일 수 있겠다.
현대적인 감각과 함께 전통적인 조형요소며 미의식의 성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일에도, 말하자면 전통을 현대 위로 불러와 현대의 일부로 녹여내는 일에도 관심이 있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그렇게 작가의 유리조형작업은 유리와 조각, 유리와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었고, 그 경계 너머로 현대와 전통이 하나로 만나지게 하고 있었다. 유리조형작업의 형식적이고 의미론적인 성과들을 감각적인, 관념적인, 그리고 도상적인 스펙트럼으로 펼쳐 보이고 있다.
“Glass + 光 2015” 김정석 유리조형 개인전
Nov. 13 - Dec. 2, 2015
Opening : Nov. 13(Fri) PM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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